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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리아빈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은 이유 / 스크리아빈 명곡 추천 / 연주 난이도

by C카우 2023. 10.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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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리아빈, 1871-1915


 
스크리아빈은 클래식을 잘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그게 누구야?" 할 작곡가이지만, 클래식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선 모르는 사람이 없고 특히 피아노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매니아층이 많은 작곡가이다. 임윤찬 피아니스트가 반클라이번 콩쿠르와 앵콜 등에서 다수의 스크리아빈 작품을 연주하면서 한국 클래식 감상자들 사이에서 더욱 유명해졌다. 



 
스크리아빈은 러시아의 작곡가이다. 스크리아빈의 전체 곡을 모아놓은 음반을 통해서 살펴보면 그는 쇼팽이 명작을 많이 남겼던 마주르카, 프렐류드, 에튀드 등 음악 장르들을 작곡하였고, 일생동안 작곡한 곡들 대부분이 피아노 음악이라는 점에서 쇼팽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본다.

화음 빵빵 터지는 러시아적 작곡 스타일(라흐마니노프나 차이코프스키 같은)과 함께 쇼팽의 섬세함이 녹아들어 있다. 처음엔 이 글에서 스크리아빈을 '러시아의 쇼팽'으로 표현하고 싶었으나 스크리아빈이 독자적으로 구축한 음악 어법을 쇼팽 안에 가두어 이해하는 것은 무리가 있겠다 싶어서, 쇼팽의 영향을 받았다 정도로만 표현한다.
 

 


스크리아빈과의 만남

 
나를 스크리아빈에 빠져들게 한 곡은 소나타 4번 (F-sharp Major, Op. 30) 이다. 좋아하는 피아니스트가 후반부를 연주하는 영상을 우연히 보게 되었는데 밤하늘에서 쏟아져내리는 불꽃 폭죽 같은 후반부가 너무 아름다워서 그 부분만 반복해서 들었다. 이후에 전체곡은 어떤지 궁금해져서 전체를 몇 번 반복 재생했었다.

어느 순간부터 1악장에서 천상에서 들려올 법 한 멜로디가 들려왔다. 2악장은 클래식이지만 신나는 박자감각이 느껴져 재즈음악 같은 느낌을 띄는 것이 굉장히 매력적이었다. 전반부와 미리 귀에 익혀놨던 후반부가 내 머릿속에서 연결되고 하나의 음악으로 다가오면서 스크리아빈을 처음으로 제대로 만나게 되었다. 이후엔 듣는 레퍼토리를 확장시켜 스크리아빈의 전곡 앨범을 계속 반복해서 들을 정도로 빠져 살았다. 스크라이빈은 한 번 빠져들면 출구가 없다.  
 
 

스크리아빈 음악의 특징


음악 전반으로 웅장한 화음을 때려박는 것이 스크리아빈 음악의 특징이다. 그래서 클래식음악 초심자도 듣기에 접근성이 좋다. 스크리아빈의 음악은 클래식 음악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 클래식음악을 들을 때의 카타르시스란 무엇인지, 왜 클래식을 좋아하는지를 어렵지 않게 직접 느껴볼 수 있는 음악을 다수 작곡했다. 
 
클래식음악을 듣기 어려운 이유 중 하나가 곡과 익숙해지기 전까지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건데 스크리아빈 음악은 일단 뒷부분을 넘겨서 하이라이트부터 몇 번씩 반복해서 들어보면 빠져들 수밖에 없다. 스크리아빈의 일부 곡들을 전반부부터 들으면 난해하다고 느낄 수 있으나 후반부터 듣는다면 웅장한 화음이 비슷한 패턴이 있기 때문에 세 번 정도만 반복해서 들어도 귀에 들어온다. 하이라이트 부분이 귀에 익숙하고 좋아질 때쯤, 다시 앞부분을 들으면서 곡이 이어지는 흐름을 들으면 금방 빠져들 수 있다. 
 
물론 스크리아빈 곡들이 후기로 가면 이런 스타일이 많이 바뀌어서 상당히 난해해지만 대부분 대중적으로 유명한 스크리아빈의 곡들은 후반부를 먼저 들으면 훨씬 빨리 스크리아빈의 곡들을 접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스크리아빈 소나타 5번까지는 들어보는 것을 추천하고, 순서는 No.1부터 차례대로 들어보는 걸 추천한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찬바람과 공기냄새를 느끼며 들어본다면 더 와닿을 것이다. 
 
 

스크리아빈 감상 추천 음악

Sonata No.1 in F minor, Op.6
Sonata No. 2 in G-sharp Minor, Op. 19 
Sonata No. 3 in F-sharp minor, Op. 23
Sonata No. 4 in F-sharp Major, Op. 30
Waltz in F minor, Op. 1 
Waltz in A flat major, Op. 38
Fantasy in B minor, Op. 28
Impromptu in Bb minor Op. 12 No.2 
Etudes Op. 8 (전곡 추천)
Etude Op.42, No.5
Etude Op.42, No.1
Piano Concerto in F sharp minor, Op.20

 

스크리아빈 악보 예시

 

 스크리아빈 연주 난이도


쇼팽의 음악은 손에 착 잘 달라붙는 포지션이 나오지만 스크리아빈의 음악은 그렇지 않다. 손가락을 편안하게 굴릴 수 있는 포지션보다는 왠지 불편한 포지션이 많다. 하지만 스크리아빈의 음악에서 자주 등장하는 화음부분의 연타는, 새까맣게 보이는 음표들에 비해서는 패턴이 있어 의외로 악보 보기가 쉽다. 
 
스크리아빈 곡은 다른 러시아 작곡가들과 같이 큰 손의 보유자라면 연주하기에 유리하게 작곡되었지만 정작 스크리아빈은 손이 크지 않았다고 한다. 보통 일반인 여성의 손크기는 도에서 레까지(9도), 남성은 미(10도)까지 닿는 게 평균이라고 보이는데 라흐마니노프는 13도였고 쇼팽은 9도, 스크리아빈은 8도였다고 한다. 
 
추가로 IMSLP 등 무료로 찾아볼 수 있는 악보 사이트에서 스크리아빈 악보들은 손가락번호가 쓰여있지 않은 경우가 많다. 손가락번호를 하나하나 찾아가며 연주해야 해서 번거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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