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바그너 (1813-1883) / 초연 1865. 1. 10. 뮌헨
트리스탄과 이졸데 Tristan und Isolde 줄거리
아일랜드와 콘월 두 지역 간의 전쟁을 끝내기 위해 아일랜드 공주 이졸데와 콘월의 마크 왕은 정략결혼을 맺었다. 둘의 결혼을 위해 마크 왕은 트리스탄에게 이졸데를 아일랜드에서 콘월로 데리고 오는 임무를 수행하게 했다. 트리스탄은 콘월의 기사이자, 마크 왕의 조카이다.
트리스탄이 이졸데를 데리고 오는 임무를 수행하기 전에, 둘은 이미 한 가지 사건으로 서로를 알고 있었다. 트리스탄은 아일랜드에서 콘월로 조공을 요구하러 온 모롤트 경(이졸데의 전 약혼자)을 죽였다. 트리스탄은 모롤트 경과의 결투 과정에서 상처를 입었는데 그 상처를 이졸데가 치료해 주었다. 이졸데는 치료하는 과정 중에 트리스탄의 상처 부위에서 모롤트 경이 가지고 있던 칼의 파편을 발견하고 그가 모롤트 경을 죽였음을 안다. 이졸데는 트리스탄에게 복수하려고 하지만 연민의 감정을 느껴 포기하고 트리스탄의 상처를 치료해서 살려주었다. 이졸데는 트리스탄을 치료해 주는 과정에서 그에게 사랑을 느낀다.
1막은 트리스탄이 마크 왕의 임무를 수행하는 배 안에서 시작한다. 배는 아일랜드에서 콘월로 향하고 있고, 트리스탄, 이졸데, 이졸데의 시녀 브랑게네, 트리스탄의 부하 쿠르베날이 타고 있다.
이졸데는 배 안에서 자신의 운명에 대해 한탄한다. 그녀는 늙은 마크 왕과 결혼해야 한다는 사실이 싫었다. 이졸데는 아일랜드와 콘월 간의 불화의 끝을 내기 위해 희생양이 되는 입장이었고 본인의 사랑은 누구의 안중에도 없었다. 그리고 앞서 이졸데가 정성으로 트리스탄을 치료해 준 사건이 있었으나 트리스탄은 이졸데를 모른 채 했다. 이졸데는 시녀 브랑게네를 시켜 트리스탄에게 무례한 것이 아니냐고 전달하며 배를 조종 중인 트리스탄에게 자신의 시중을 들라고 한다. 하지만 트리스탄은 왕녀를 콘월까지 안전하게 모셔야 하는 게 임무였기 때문에 항해 중에는 자리를 이탈할 수 없다고 거절한다. 오히려 트리스탄의 부하인 쿠르베날은 이졸데에게 과거에 이졸데의 약혼자였던 모롤트가 콘월에 왔다가 목만 아일랜드로 돌아간 사건을 꺼내며 조롱한다. 화가 많이 난 이졸데는 어머니가 예전에 챙겨주셨던 다양한 약물 중 독약을 먹기로 결심하고 브랑게네에게 준비해 달라고 부탁한다.
곧이어 배가 콘월에 도착한다. 이졸데는 트리스탄이 자신을 직접 모시러 와서 사과하지 않는다면 배에서 내리지 않겠다고 한다. 결국 트리스탄이 이졸데에게로 왔다. 이졸데는 칼을 꺼내서 죽을 거라고 말했다. 하지만 사실 트리스탄도 이졸데를 사랑하고 있었고 이졸데는 정략결혼 상대가 있었으므로 그녀를 가지지 못한다는 게 슬펐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을 죽이라고 한다. 이졸데는 차마 칼로 죽일 수 없어 서로 독약을 같이 먹자고 한다. 하지만 둘 다 죽지 않았다. 브랑게네가 독약을 사랑의 묘약으로 바꿔치기했기 때문이다. 이졸데에 대한 충성심이 강한 브랑게네는 그녀를 죽게 할 수는 없었다. 이졸데와 트리스탄은 이 사랑의 묘약을 마시고 서로 사랑에 빠진다.
2막은 야심한 밤, 마크 왕의 궁전 정원에서 시작한다. 이졸데는 낮에는 왕비로 살고 밤이 되면 몰래 트리스탄과 지냈다. 이 날도 마찬가지로 마크 왕의 궁전 정원에 있던 이졸데는 트리스탄을 보고 싶어 참지 못하고 그에게 신호를 보낸다. 하지만 왕의 충신 멜로트가 이졸데와 트리스탄이 쉽게 만날 수 있도록 비밀 계단을 설치해 둔 것에 이졸데의 시녀 브랑게네는 의문을 품고 있었다. 브랑게네는 이것이 멜로트의 계락 같다는 생각이 들어 오늘 밤에는 조심할 것을 당부하고 트리스탄을 만나지 말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졸데는 시녀의 말을 듣지 않는다. 트리스탄이 오자 둘은 서로의 사랑을 표현하는, 밤이 지나가는 것을 아쉬워하는 2중창을 부른다. 거의 2막 내내 40분간 사랑의 노래를 부른다.
브랑게네가 계속 말렸지만 아침이 되었는데도 두 사람의 사랑은 계속된다. 결국 이 장면을 왕이 목격하게 된다. 쿠르베날이 달려가지만 이미 왕의 일행은 둘에게 들이닥쳤다. 멜로트가 계략을 펼친 게 맞았다. 두 사람의 관계를 의심했고 왕이 현장을 덮치도록 한 것이다. 멜로트는 자신의 권력을 위해 이졸데와 마크 왕의 정략결혼을 제안했었기 때문에 결혼을 성사시켜야 했다. 마크 왕은 충성하는 기사였던 트리스탄에게 실망한다.
난감해진 트리스탄은 마크 왕에게 이졸데와 함께 콘월을 떠나겠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졸데에게 왕을 떠나 자신과 함께 살아갈 수 있냐고 물었고 이졸데는 세상 끝까지 따라가겠다고 한다. 멜로트는 화나서 칼을 집어던졌고 트리스탄은 저항하지 않고 그 칼에 스스로 맞고 말았다. 마크 왕은 둘의 싸움을 중단시켰고 이졸데는 부상당한 트리스탄의 품에 안긴다. 이 상황에서 트리스탄은 변명하지 않고 죽기로 결심한다.
3막은 브리타니에 위치한 트리스탄의 성에서 시작한다. 쿠르베날이 트리스탄을 그의 고향으로 데리고 와서 정성껏 치료를 하지만 차도를 보이지 않는다. 쿠르베날이 생각하기에 이 상처를 치료할 사람은 이졸데밖에 없었다. 하지만 트리스탄은 거의 죽기로 결심했다. 멍하니 바다를 바라보면서, 의식이 없는 상황에서 이졸데를 사랑했던 것만 기억한다. 쿠르베날은 이졸데가 탄 배가 이곳에 오고 있다고 이야기해준다. 트리스탄은 몇 번씩이나 이졸데가 탄 배가 오는 것 같은 착각을 하다가 드디어 이졸데가 도착했을 때 트리스탄은 정신을 잃고 쓰러진다. 이졸데의 배가 도착했다는 소리를 듣고 쿠르베날은 배를 쫓아간다. 트리스탄은 자리에서 일어나려고 발버둥 치며 상처를 풀어 헤친다. 상처에서는 피가 쏟아지도록 흐른다. 이졸데가 도착하고 트리스탄과 이졸데는 서로를 향해 달려간다. 둘은 힘껏 포옹했지만 트리스탄은 피를 많이 흘려 목숨을 거둔다.
이때 또 다른 배가 도착했는데 마크 왕이 타고 있는 배였다. 트리스탄과 이졸데의 소식을 들은 마크 왕은 자신에게 충성을 다했던 트리스탄이 사실은 사랑의 묘약으로 인한 불가항력적인 상황이었다는 것을 듣고 용서를 하러 찾아온다. 하지만 이런 상황을 모른 쿠르베날은 적이 침입한 줄 알고 공격한다. 쿠르베날은 멜로트를 죽이고 스스로를 찔러서 죽는다. 이 비극적인 현장에서 이졸데는 트리스탄의 옆에서 정신을 잃고 '사랑의 죽음'을 부르며 결국 그의 시신 위에서 같이 죽는다.
초현실주의 작가 실바도르 달리(1904-1989)가 바그너의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에서 영감을 받아 안무가와 발레 '광란의 트리스탄'을 제작하면서 그린 그림이다. 트리스탄과 이졸데가 사랑의 묘약을 마시고 서로 사랑에 빠지는 장면이다.
음악 감상
Wagner - Tristan und Isolde 'Liebestod'
바그너 오페라 트리스탄과 이졸데 전주곡과 가장 유명한 아리아 '사랑의 죽음'을 들어보세요.
Wagner/Liszt - Isoldes Liebestod
리스트가 바그너의 '사랑의 죽음' 아리아를 피아노로 편곡한 음악을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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